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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작 일상

힐링을 하루 18시간 하게 되는 게임 : 모여봐요 동물의 숲 ①

 

> 힐링이라고 어디 쉬운 줄 알았냐

 

 

스타듀 밸리 그랬다. 스팀 헤비 유저인 제너가 내게 스타듀 밸리를 열렬히 가르쳐주고 그 매력을 어필할 때만 해도 심드렁했다. 스타듀 밸리를 조금 늦게 접했던 나는, 그저 레트로 감성이 좋아서 시작했었다. 

 

"아니 집 짓고 닭 키우고 낚시하고 이런 게 재밌다고?"

"달리야 진짜 이거 딱 한 번만 해 봐. 완전 재밌어. 힐링 게임"

 

당시만 해도 일에 너무 치여 있었기 때문에 제너가 추천해준 거라 생각한다. 근데 돌이켜보면 '너도 한 번 당해봐라' 하는 모옷된 심보로 소개해준 거 같다. 그렇다. 나는 일과 게임 모두에 치이게 된 것이다!  방송 작가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쪽잠이라도 잘 수 있다면 뭐든 OK인 시기였다. 그런데도 나는 잠을 더 줄여가면서 스타듀 밸리를 했다. 진짜 이게 뭐라고... 벼 수확하고 달걀 주우러 다니고 광물 캐는 게 뭐라고... 잼 닳리고 버섯 키우고 축제 때 무도회에서 춤추는 게 뭐라고... (나한텐 그게 다라고...) 거듭된 밤샘 게임 생활로 몸적으론 힘들지만 마음적으론 힐링했다는 정신승리를 했다. 스타듀 밸리 최고...

 


 

스타듀 밸리와 비슷한 게임을 소개받았으니,

그게 바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다. 

 

이번엔 잠만보 우디가 소개해줬다. 심지어 우디는 한 달 후에 시험이 있어서, 맡아달라며 닌텐도 스위치까지 하사하고 가셨다. 동숲이 뭐냐고 묻자 "그냥 뭐 아기자기해. 무인도 생활하는 건데 재밌어."라는 짤막한 멘트만 하고 사라졌는데... 니가 나한테 왜 스위치까지 주고 갔는지 이제는 알지... 우디 너어는 진짜 나빴다... 하지만 고맙다 친구야... 그렇게 시작된 무인도 생활. 

 

 

앗 아아...! 시작한 순간 나는 이곳에서 못 헤어나올 거란 걸 직감했다. 동물의 숲 오프닝 장면.

 

저 귀염뽀짝한 너구리들이 반겨준다. 아마도 나는 일상생활에 지쳐 무인도 이주 패키지를 신청한 듯하다. 체리나무가 있는 어느 섬에 도착하자 대장 너구리가 마중 나왔다. 가진 돈 죄다 부어 패키지 신청한 줄 알았더니, 무일푼으로 신청한 노답이었다. 그래서 대장 너구리에게 49,800벨(벨, 동숲 단위)을 빚 지고 무인도 라이프를 시작하게 된다.

 

 

어쨌거나 자유를 얻어 기쁜 듯하다. 

 

자유에는 뭐? 책임이 따른다 이 말이야~ 이제 열심히 일해서 빚을 갚아야 한다. 다만 그 노동이라는 게 열매를 따거나, 낚시로 물고기를 잡거나, 곤충을 채집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어디 고용되는 노예가 아니라 천만다행이라며...) 숲을 활개치고 다니며 도구를 만들 재료를 구한다. 아, 그것도 레시피를 알아야 만들 수 있다. 레시피는 너구리나 부엉이 같은 NPC가 주거나 상점에서 사야 한다. 

 

 

DIY 제작대가 없어서 너구리한테 신세를 졌다. 나중에 재료 모아서 꼭 만들자!

 

뚝딱뚝딱 쿵쾅쿵쾅 하면 뭔가가 만들어진다. 내가 만든 '엉성한 낚싯대'는 그 이름값을 하기 위해 몇 번만 사용하면 부러진다. 그러니 휘두를 때 물고기의 머리를 향해 정말 잘... 던져야 한다. 입질은 사이버 세상에서도 짜릿한 것이여서, 손에 마비가 올 정도로 낚시질을 해댔다. 물고기는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나오는 종류가 다르다. 나는 아직 초보기 때문에 거진 All time용 아이들만 나타나지만 레벨 업 하고 막 삐까뻔쩍한 낚싯대 사면 잡히는 것도 다르고 그러겠지? 그렇지? 제발? 

 

 

내 분신은 아재개그를 좋아하는 것 같다. 맹렬한 싸움 끝에 도미를 잡아서 뿌듯했다. 

 

무인도 생활도 많이 스마트해진 모양인지, 들어올 때 스마트폰을 지급 받았다. 카메라, 지도, 긴급 호출 같은 진짜 스마트폰 앱도 있고, 마이 DIY 레시피, 마일리지(퀘스트 성공 시 획득) 조회, 생물도감 등 동물의 숲 전용 앱도 있다. 시즌 여럿 있다고 하는데 초심자인 나는 그냥 모든 게 다 신기할 뿐... 스타듀 밸리 하다가 넘어와서 그런지, 부싯돌로 불 피우다 LED 영접한 것 같은 이 기분... 

 

 

스마트폰 사용 모습. 무인도에서도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조용히 달밤을 보기로 했다. 

 

지금도 플레이하고 싶어 죽겠다. 그런데 어쩌겠어요, 퇴근을 해야지... 현실 시간하고 무인도 시간하고 또옥같으니까 퇴근하고 플레이하면 어두운 배경만 잔뜩 보겠지... 아침에 나오는 물고기 잡고 싶고 대낮에 야자수 줍줍 하고 싶고 그래... 섬을 좀 더 업그레이드시킨 후 한 번 더 포스팅하려 한다. 게임이 너무 재밌어서 육체적으로 살짝 힘들어질 수 있지만 (※손가락, 팔, 목 특히 주의 ※밤샘 주의)  그래도 소소하고 평화로운 힐링이 필요하다면!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