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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작 일상

잠 못 드는 밤, 정주행 신(神) 내리고

 

> 천 리 길도 1화부터 : 정주행 편집증

 

 

이 편집증적인 증세는 현재로서는 답이 없다. 그저 스트리밍에 나를 맡길 뿐. 주위 사람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혀를 내두르는데, 나는 분명히 확신한다. 나 같은 사람 많을 거라고...

 

어떻게 명명해야 할지 몰라
'정주행 편집증'이라 하기로 합니다.

 

나는 수년 전부터 예능, 교양, 드라마, 아무튼 장르 가리지 않고 뭐든 1화부터 봐야 직성이 풀렸다. 그러다 보니 신작은 대부분 놓치고, 프로그램에 따라 2009년, 2015년, 2020년 등등에 살고 있단 얘기. 이를테면 이런 느낌인데,

 

"이번 주 아형 봤냐? 겁나 웃겼대 빨리 봐 봐" 

"안 돼 아직 이번주 꺼까지 못 왔어. 틀지 마 이 자시가!" 

"어디쯤인데?"

"2018년. 그래도 니 퇴사할 때까진 다 볼 수 있을 듯."

 


 

라디오스타 7년치, 런닝맨 10년치, 썰전 5년치, ...

NCIS 17년치, 모던 패밀리 10년치, 왕좌의 게임 8년치, ...

TV만 보고 살았나 싶을 정도로 미친 듯이 정주행 해왔다. 요즘은 유튜브까지 확장해서 '오래된 순' 정렬로 와썹맨, 백수골방, 박막례 할머니 콘텐츠까지 정주행 완료.

 

약간 남은 회차가 많을수록 희열이 느껴진달까? '아직 뽀갤 콘텐츠가 많아 다행이구나!' 그런 느낌. 집순이, 집돌이 자부심 가진 사람이라면 나와 같은 증상을 가진 이가 더러 있지 않을까...? 그런데 이런 무자비한 정주행도 큰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빠진 회차 없이 보다 보니 스토리의 디테일함을 놓치지 않을 수 있고, 캐릭터나 출연진이 내뱉는 말 한마디에 숨겨진 의미까지 찾아낼...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내가 소속된 인물인 양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 뭐 그런 거? 강하게 몰입할 수 있다는 거... 아마도...

 

요즘은 <무한도전>과 <그것이 알고싶다>에 도전하고 있다. 어릴 땐 무한도전보다 1박2일의 갬성과 복불복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그알은 내게도 무척 힘든 과제(?)지만 집에 불 다 켜고 열심히 보고 있다. 차라리 공포영화가 낫겠다며... 90년대 건 구하기도 힘들어 포기했고 2000년대 중반 콘텐츠부터 정주행 중. 벌써 2009년까지 왔다.

 

 

WAVVE, SBS, 왓챠플레이 앱에서 캡처한 이미지입니다. 현재 제가 보고 있는 콘텐츠고 다른 특별한 의미 같은 건 없습니다.

 

요즘은 스트리밍 서비스도 잘 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이 정주행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사용자가 많아지다보니 양질의 콘텐츠가 다량 유입되고, 웰메이드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되고 있다. 나같은 유저에게는 그야말로 꿀이득. 여러분 많이 많이 이용해주세요~!~!♡♥♡♥ WAVVE, tving,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유튜브 프리미엄 모두 이용하고 있으니 후에 비교해보는 것도 좋겠다. 기술알못이니까 철저히 유저 입장에서.

 

잠 못 드는 밤, 정주행 신(神) 내렸으니

오늘은 뭘 보다 잘까나.

 

 

*상단 이미지는 제이자크 작가님 작품입니다.
(인스타 : @jark1606)